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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작전은 ‘차벽’을 쌓고 ‘인간벽’으로 저지선을 구축한 대통령경호처의 저항에 가로막혔다. 공수처는 “특수공무집행방해 행위”라고 처벌을 경고했지만, 경호처는 “국민이 뽑은 대통령 안전 확보에 신명을 바칠 것”이라고 대응했다. 조선시대 왕의 친위군이던 ‘내금위’를 연상케 한다는 말도 나왔다. 그러나 제왕적 대통령제를 상징하는 구시대적 조직이자, 사실상 대통령의 ‘사병’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경호처 폐지 법안까지 분출되는 상황이다.
대통령 경호 전담 유일 국가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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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호처는 대통령 경호를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유일한 국가 기관이다. 대통령 직속 기관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정무직 경호처장은 차관급이다. 경호처가 지난해 11월 국회 운영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같은 해 10월 18일 꿈에론연체 기준 경호처 인력은 경호처장을 포함해 총 750명에 달한다. 특정직·특별직 인원이 495명이고, 이들의 경호 업무를 보조하는 일반직 인원이 254명이다. 지난해 경호처에 책정된 예산은 1400억원가량 된다.
55경비단·33군사경찰경호대 등 군 인력 1000여명, 101·202경비단 및 22경찰경호대 등 경찰 인력 130 신정동빌라대출 0여명도 경호처에 배속돼 대통령 관저 경비 업무 등을 수행한다. 법규상 경호처장에게 이들의 직접 지휘 권한은 없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대통령의 직접 명령을 받는 경호처장의 업무 협조 요청을 거부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경호처는 박정희 정권 시절인 1963년 12월 17일 창설된 뒤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5·16 군사정변 직후 발족한 법인대출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경호대’, 이를 이어받은 ‘중앙정보부 경호대’ 등이 전신으로 거론된다.
“대통령 위해 목숨 바친다”
경호처는 군사정권 시절부터 대통령의 신체에 가해지는 위해를 방지하거나 해소하는 역할을 맡으며 권력 기관화 됐 부모님동의 다. 특히 경호처장은 대통령을 최근접 거리에서 보좌하며 종종 정권의 실세로 군림했다. 박정희 정권 당시의 경호처장(경호실장)은 모두 5·16 쿠데타의 주역이었다. 경호처장은 대통령 경호를 위해 필요할 경우 ‘경호안전대책위원회’의 장으로서 법무부·외교부·국방부 등 관계 부처들의 회의를 소집할 수 있는데, 당시엔 이 기구가 정부 부처 ‘군기 잡기’ 용도로도 활용됐다고 한다. 전두환정부 최고 실세였던 장세동 경호실장은 대통령의 아침 운동 코스까지 미리 점검해 조그만 티끌 하나도 없앨 정도로 대통령을 ‘심기 경호’한 것으로 유명하다.
민주화 이후에도 경호처는 대통령의 권한 남용과 연결되는 사례가 많았다. 박근혜정부 당시 박흥렬 경호실장은 결국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계엄 문건을 작성했다는 의혹을 샀다. 현 정부에선 경호처장을 거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12·3 비상계엄 사태를 주도한 것으로 지목돼 구속 수감된 상태다.
경호처장으로는 대부분 군 출신 인사가 임명된 것이 특징이다. 역대 20명의 경호처장 중 13명이 군 출신이고, 이 중 절대다수인 12명이 육군사관학교를 나왔다. 군 출신들은 경호처 고위직도 독점했으며, 이에 경호처 내부에선 “육사 출신은 성골, ROTC 출신은 6두품”이라는 말이 돌 정도였다고 한다.
경호처장은 경호처 내부 5급 이상 직원들의 인사권도 쥐고 있다. 처장 명령에 복종하고 대통령 보위에 목숨을 거는 문화가 경호처 내부에 뿌리내린 원인으로 막강한 권력의 처장을 정점으로 하는 군 특유의 상명하복 문화가 지목되는 이유다.
전직 경호처 간부는 10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경호 요원들은 출근할 때 ‘다녀올게’가 아니라 ‘갈게’라고 말한다. 명령에 살고 죽는 충성 집단으로 죽음을 각오한다는 의미”라며 “명령의 합법 여부를 판단해 ‘불법 명령이니 문을 열어 주겠다’고 하면 경호처의 존재 이유는 사라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본연의 임무를 수행했음에도 정치적 상황에 휩쓸려 범죄자로 낙인찍히고 연금도 못 받을 수 있는 상황에 처한 후배들을 보면 가슴 아프다”고 덧붙였다.
사병화 위험의 대통령 직속 구조
서구 선진국 대부분은 경호 조직을 대통령과 분리해 놓았다. 대통령을 근접 경호하는 특성상 권력의 비대화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것이다.
미국 비밀경찰국(SS)은 연이은 대통령 암살 시도와 테러 속에서도 ‘대통령의 사병’이 될 수 있다는 미 의회의 우려로 오랜 시간 미국 재무부 산하에 편제됐었다. 9·11 테러 이후 대통령 안전 문제가 부각됐을 때도 이런 이유로 대통령 직속이 아닌 국토안보부라는 신설 부처 산하에 편성됐다. 또 경호 실무자에게 경호책임관 지위를 줘 ‘윗선’의 업무 관여를 최소화한 것도 특징이다.
영국은 런던광역경찰청(MPS)이 주요 인사 경호를 담당한다. 자치경찰이지만 연방경찰 업무도 수행하는 MPS는 런던시와 내무부의 감독을 동시에 받는다. 일본의 경우 경찰청 부속기관인 황궁경찰본부가 황실 경호를 맡고 지방경찰조직인 도쿄경시청이 내각 경호를 맡는 등 경호 조직이 경찰 내부에 분산돼 있다.
한국에서도 민주화 이후 경호처 권력 축소 시도가 지속적으로 있었다. 그러나 경호처를 대통령으로부터 독립시키는 근본적인 조직 개편 작업은 이뤄지지 못했다. 문재인정부 때도 경호처를 경찰청 소속으로 개편한다는 대선 공약이 정권 출범 뒤에는 없던 일이 됐다. 경호처 인원 30% 감축을 공언했던 현 정부에서는 경호처 인력과 예산이 오히려 크게 늘었다. 여야 모두 정권을 잡은 뒤에는 대통령 권력의 실현 도구 중 하나인 경호처 권한을 빼는 데 소극적이었던 것이다.
경호처 연구를 진행한 한승훈 동신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경호를 받는 입장에서는 목숨을 내놓고 본인을 수호하는 조직을 직속으로 갖고 있는 게 편리했을 것”이라며 “대통령을 향한 무한 충성심을 요구받는 조직이 대통령 곁에 있다면 언제나 사병화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50대가 된 경호처 인력은 직접 현장을 뛰지 않으면서도 맡을 다른 보직이 없어 은퇴할 때까지 ‘내부 정치’에 몰두하는 등 충성심만 강해지기 쉽다”며 “경호 외의 업무도 수행할 수 있는 경찰 등 다른 기관으로 경호 업무를 이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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