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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거 빨갛게 일어났던 신경질적인 였다. 한지난 28일 낮 경기 용인 백남준아트센터 1층에서 백남준 서거 20주기 행사 ‘에이아이(AI) 로봇오페라’가 펼쳐지고 있다. 최근 복원한 백남준의 로봇 ‘케이-456’이 거대한 옛 티브이 수상기의 화면 속 브라운관 무대에서 막을 올리면서 관객 앞에 등장하는 모습이다. 노형석 기자
손으로 채널을 돌리는 방식의 옛적 티브이 수상기 모양의 대형 설치물 화면이 열리기 시작했다. 거장의 혼이 달라붙은 로봇의 자태가 나타났다. 로봇은 두 손을 흔들고 머리 숙여 인사했다. 1961년 존 에프 케네디 미국 대통령의 유명한 취임 연설 ‘국가가 내게 무엇을 해주 우주전함야마토게임 길 기대하지 말고 내가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하라’는 내용의 일부가 육성으로 흘러나오고 환호성이 배경음악처럼 흘러나왔다. 로봇은 삐꺽거리는 기계음을 내며 손과 발을 움직여 미술관 문을 넘어 푸른 하늘 아래 바깥 세상으로 나아갔다. 그러다 엉덩이 쪽에서 갑자기 커피콩들을 배설하듯 흩뿌리며 바닥에 갈겨댔다.
이 로봇은 비디오아트 바다이야기고래 거장 백남준(1932~2006)이 만든 ‘케이(K)-456’이란 키네틱 작품. 62년 전 만든 30대 시절의 분신이었다. 백 작가의 육신은 20년 전 저 세상으로 훌쩍 가버렸지만, 그의 분신은 지금도 살아 꿈틀거리고 있었다. 낡은 1960~70년대 전기 부품들을 튜브, 전선들과 얼기설기 엮어 만든 이 고물 로봇 앞에서 21세기 관객들은 열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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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낮 경기 용인 백남준아트센터 1층에서 열린 백남준 서거 20주기 행사 ‘에이아이(AI) 로봇오페라’의 마지막 장면. 관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복원된 백남준의 로봇 ‘케이(K)-456’이 커피콩을 엉덩이 부분에서 흩뿌리면서 건물 바깥으로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 노형석 기 릴게임황금성 자
지난 28일과 29일 낮 경기 용인시 백남준아트센터 1층에서 백남준 서거 20주기 행사로 펼쳐진 ‘에이아이(AI) 로봇오페라’는 한국 현대미술사에 남을 한 장면을 연출했다. 주인공 ‘케이-456’은 기발하고 우스꽝스러운 몰골과 몸짓으로 장엄하고 사색적인 퍼포먼스를 선사했다. 1964년 독일에서 바다신2게임 미국 뉴욕 미술판에 진출한 가난한 예술가 백남준이 모차르트의 피아노협주곡 18번의 쾨헬 번호에서 착안해 제목을 지은 이 로봇은 과학기술의 인간적인 미래상에 대한 작가의 희망 가득한 비전을 담고 있었다.
‘케이-456’은 세계 현대미술사에서 처음 퍼포먼스를 본격화한 로봇 작품으로 기억된다. 일본 공학박사 아베 슈야와 함께 제작해 1964년 제2회 미국 뉴욕 아방가르드 페스티벌에서 처음 공개했다. 이후 뉴욕 맨해튼 거리를 거닐며 퍼포먼스를 벌였으나 1982년 차에 부딪혀 망실됐다. 1996년 고인이 다시 제작해 사후인 2008년 용인 센터에 들여왔으나, 한차례도 움직이지 못하고 녹슨 채 보관돼왔다. 지난해 국내 기술진의 협력으로 30년 만에 복원됐고, 백남준 기일인 29일과 그 전날인 28일 대중과 미술계 전문가들 앞에서 퍼포먼스를 선보이게 됐다.
지난 28일 낮 경기 용인 백남준아트센터 1층에서 열린 백남준 서거 20주기 행사 ‘에이아이(AI) 로봇오페라’의 한 장면. 복원된 백남준의 로봇 ‘케이-456’이 등장하기에 앞서 미디어아티스트 권병준씨가 자신이 만든 로봇들 아래서 가면을 쓰고 전자악기를 연주하는 오마주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노형석 기자
이번 퍼포먼스는 백남준 로봇에서 지대한 영감을 받아 오체투지에, 부채질하며 사색·고뇌하는 로봇 무대 프로젝트로 각광받아온 권병준 작가가 색다르게 연출해 모양새가 더욱 새로웠다. 백남준의 1965년 퍼포먼스 ‘로봇 오페라’를 무대 연출의 바탕으로 삼아 권병준이 제작한 14개의 로봇들이 ‘케이-456’이 등장하기 전에 각각 남녀의 목소리로 독백하는 마당극이 먼저 펼쳐졌다. ‘유령극단x로봇 케이-456: 다시 켜진 회로’라고 명명된 이 마당극에서 권 작가는 에이아이와 직접 대화하면서 만든 독백 대사를 통해 백 작가의 영령을 불러내듯 ‘케이-456’에 대한 오마주의 마음을 담아냈다. ‘나는 늙었다. 나는 줄을 잃어버렸다’고 독백하며 하반신의 사다리로 오체투지를 하는 로봇과 원초적인 생명의 물을 여성의 목소리로 이야기하면서 한 팔로 부채춤을 추는 여신 로봇이 신비스럽고 미묘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백남준 로봇의 등장을 예고했다. 권 작가도 자신이 만든 로봇들 아래서 가면을 쓰고 고악기를 복원한 전자악기를 연주하는 오마주 퍼포먼스를 통해 백남준 영령의 강림을 알렸다.
29일 퍼포먼스에 앞서 작곡가 김은준씨가 백남준 로봇의 복원 무대를 맞아 만든 헌정곡 ‘시퀀셜’을 자신의 피아노와 플루트(승경훈), 바이올린(윤석우), 비올라(변정인)로 협연한 3악장 구성의 공연을 통해 풀어냈다. ‘케이-456’에서 드러난 기술과 인간의 공존, 로봇이 지닌 비선형적 감정과 취약함을 음악적으로 변주한 독특한 무대가 나왔다.
리모컨 기기를 조작하면서 로봇 ‘케이-456’의 팔 움직임을 시연하는 백남준. 원래 폴 게린 컬렉션에 있던 사진으로 백남준아트센터 아카이브에서 인수해 소장 중이다.
권 작가는 28일 첫 퍼포먼스를 끝낸 뒤 “백남준의 로봇이란 디바가 강림하는 것을 맞이하는 의식으로 생각하고 풀었다”며 “지금 기술의 미래에 대한 예술가들의 음울한 전망과 상상력과, 희망으로 점철된 백남준의 기술 시대에 대한 상상력을 나름대로 접목시키고 녹이려 애쓴 결과물로 봐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손으로 채널을 돌리는 방식의 옛적 티브이 수상기 모양의 대형 설치물 화면이 열리기 시작했다. 거장의 혼이 달라붙은 로봇의 자태가 나타났다. 로봇은 두 손을 흔들고 머리 숙여 인사했다. 1961년 존 에프 케네디 미국 대통령의 유명한 취임 연설 ‘국가가 내게 무엇을 해주 우주전함야마토게임 길 기대하지 말고 내가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하라’는 내용의 일부가 육성으로 흘러나오고 환호성이 배경음악처럼 흘러나왔다. 로봇은 삐꺽거리는 기계음을 내며 손과 발을 움직여 미술관 문을 넘어 푸른 하늘 아래 바깥 세상으로 나아갔다. 그러다 엉덩이 쪽에서 갑자기 커피콩들을 배설하듯 흩뿌리며 바닥에 갈겨댔다.
이 로봇은 비디오아트 바다이야기고래 거장 백남준(1932~2006)이 만든 ‘케이(K)-456’이란 키네틱 작품. 62년 전 만든 30대 시절의 분신이었다. 백 작가의 육신은 20년 전 저 세상으로 훌쩍 가버렸지만, 그의 분신은 지금도 살아 꿈틀거리고 있었다. 낡은 1960~70년대 전기 부품들을 튜브, 전선들과 얼기설기 엮어 만든 이 고물 로봇 앞에서 21세기 관객들은 열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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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낮 경기 용인 백남준아트센터 1층에서 열린 백남준 서거 20주기 행사 ‘에이아이(AI) 로봇오페라’의 마지막 장면. 관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복원된 백남준의 로봇 ‘케이(K)-456’이 커피콩을 엉덩이 부분에서 흩뿌리면서 건물 바깥으로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 노형석 기 릴게임황금성 자
지난 28일과 29일 낮 경기 용인시 백남준아트센터 1층에서 백남준 서거 20주기 행사로 펼쳐진 ‘에이아이(AI) 로봇오페라’는 한국 현대미술사에 남을 한 장면을 연출했다. 주인공 ‘케이-456’은 기발하고 우스꽝스러운 몰골과 몸짓으로 장엄하고 사색적인 퍼포먼스를 선사했다. 1964년 독일에서 바다신2게임 미국 뉴욕 미술판에 진출한 가난한 예술가 백남준이 모차르트의 피아노협주곡 18번의 쾨헬 번호에서 착안해 제목을 지은 이 로봇은 과학기술의 인간적인 미래상에 대한 작가의 희망 가득한 비전을 담고 있었다.
‘케이-456’은 세계 현대미술사에서 처음 퍼포먼스를 본격화한 로봇 작품으로 기억된다. 일본 공학박사 아베 슈야와 함께 제작해 1964년 제2회 미국 뉴욕 아방가르드 페스티벌에서 처음 공개했다. 이후 뉴욕 맨해튼 거리를 거닐며 퍼포먼스를 벌였으나 1982년 차에 부딪혀 망실됐다. 1996년 고인이 다시 제작해 사후인 2008년 용인 센터에 들여왔으나, 한차례도 움직이지 못하고 녹슨 채 보관돼왔다. 지난해 국내 기술진의 협력으로 30년 만에 복원됐고, 백남준 기일인 29일과 그 전날인 28일 대중과 미술계 전문가들 앞에서 퍼포먼스를 선보이게 됐다.
지난 28일 낮 경기 용인 백남준아트센터 1층에서 열린 백남준 서거 20주기 행사 ‘에이아이(AI) 로봇오페라’의 한 장면. 복원된 백남준의 로봇 ‘케이-456’이 등장하기에 앞서 미디어아티스트 권병준씨가 자신이 만든 로봇들 아래서 가면을 쓰고 전자악기를 연주하는 오마주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노형석 기자
이번 퍼포먼스는 백남준 로봇에서 지대한 영감을 받아 오체투지에, 부채질하며 사색·고뇌하는 로봇 무대 프로젝트로 각광받아온 권병준 작가가 색다르게 연출해 모양새가 더욱 새로웠다. 백남준의 1965년 퍼포먼스 ‘로봇 오페라’를 무대 연출의 바탕으로 삼아 권병준이 제작한 14개의 로봇들이 ‘케이-456’이 등장하기 전에 각각 남녀의 목소리로 독백하는 마당극이 먼저 펼쳐졌다. ‘유령극단x로봇 케이-456: 다시 켜진 회로’라고 명명된 이 마당극에서 권 작가는 에이아이와 직접 대화하면서 만든 독백 대사를 통해 백 작가의 영령을 불러내듯 ‘케이-456’에 대한 오마주의 마음을 담아냈다. ‘나는 늙었다. 나는 줄을 잃어버렸다’고 독백하며 하반신의 사다리로 오체투지를 하는 로봇과 원초적인 생명의 물을 여성의 목소리로 이야기하면서 한 팔로 부채춤을 추는 여신 로봇이 신비스럽고 미묘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백남준 로봇의 등장을 예고했다. 권 작가도 자신이 만든 로봇들 아래서 가면을 쓰고 고악기를 복원한 전자악기를 연주하는 오마주 퍼포먼스를 통해 백남준 영령의 강림을 알렸다.
29일 퍼포먼스에 앞서 작곡가 김은준씨가 백남준 로봇의 복원 무대를 맞아 만든 헌정곡 ‘시퀀셜’을 자신의 피아노와 플루트(승경훈), 바이올린(윤석우), 비올라(변정인)로 협연한 3악장 구성의 공연을 통해 풀어냈다. ‘케이-456’에서 드러난 기술과 인간의 공존, 로봇이 지닌 비선형적 감정과 취약함을 음악적으로 변주한 독특한 무대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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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