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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고 운동을 역시 만나 목소리로 곳에 모델이다양한 드레스와 재킷, 부조와 설치 작업이 어우러진 전시장 내부 전경. /서울공예박물관 제공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 현장. 각국 선수단을 안내하는 피켓 요원이 축제의 시작을 환하게 밝혔다. 한복에 새하얀 눈꽃송이가 내려앉은 듯 빛나는 자태가 세계인의 눈을 사로잡았다. ‘눈꽃요정’으로 불리며 화제가 된 이 의상은 금기숙 작가(74) 작품이다. 금 작가는 한국 ‘패션아트’ 개념을 확립한 인물이다. 의복을 예술로 바라본 1960년대 미국 ‘Art to Wear’ 운동을 재해석해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 옷을 캔버스 삼아 패션과 예술의 경계를 바다이야기예시 허문 한국 패션아트 1세대 금 작가의 약 반세기에 걸친 작품이 서울공예박물관에서 전시되고 있다.
감꽃으로 목걸이를 만들던 소녀
전통 복식 연구에서 출발한 작가가 한복을 조형 대상으로 확장한 작품. /서울공예박물관 제공
백경게임랜드
금 작가는 40여 년의 노고가 담긴 작품과 아카이브 자료 58건을 지난해 12월 서울공예박물관에 기증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13억원을 넘는다. 이번 전시는 기증을 기념하며 기획됐다. 금기숙 기증특별전 ‘Dancing, Dreaming, Enlightening’은 총 5개의 구성으로 작가의 창작 여정을 따라간다.
서 쿨사이다릴게임 울공예박물관에서 작품만큼이나 해사한 미소의 금 작가를 아르떼가 만났다. 그는 평창올림픽 당시 안내요원 옷 30벌을 디자인한 때를 회고하며 “기한이 있는 일을 혼자 작업해야 해 무척 힘들었지만 어쩌면 지금과 연결된 아주 어린 시절 기억을 떠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불현듯 떠오른 이 기억은 이번 전시에서 관람객을 가장 먼저 반기는 공간에서 오리지널골드몽 작가 세계를 이해하는 이야기가 됐다.
“서너 살이나 됐을까. 초여름에 비가 오면 담황색 감나무에 열린 감꽃이 후두두 떨어져요. 울퉁불퉁한 뒷마당 웅덩이에 빗물이 고이고, 바람이 불면 물결을 따라서 꽃이 한쪽으로 모이기도 하고요…. 엄마가 무명실을 손에 쥐여주면 감꽃을 하나하나 꿰면서 뜯어 먹기도 했죠. 실에 잔뜩 꿰어 자랑하면 엄마가 양 릴게임온라인 끝을 묶어 목에 걸어줬어요.”
버려진 철사와 비즈, 포일 등으로 만든 작품. 끌림 Ⅱ, 2025, 철사, 비즈, 포일. /서울공예박물관 제공
수십 년이 흘러 명주실은 철사가, 감꽃은 구슬과 리본이 됐다. 금 작가는 주로 구슬, 노방, 스팽글, 버려진 소재 등을 활용한다. 초창기에는 꽃다발을 만들고 남은 철사, 한복을 만든 뒤 남은 자투리 천을 이용했고 지금은 버려진 단추, 빨대, 스티로폼 등으로 작품을 제작한다. 그 안엔 작은 것에서도 아름다움을 찾는 마음이 녹아 있다.
“젊었을 땐 몰랐는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생명 하나하나 모두가 귀하고 예쁘게 보여요. 어린 친구들이 ‘누구는 예쁘고 누구는 밉다’ 하는데 사실 한 명 한 명 다 예쁜 거지요. 모두 달라서 나름의 아름다움이 있답니다.”
그는 자연에서 삶을 본다. 진흙 속에서 꽃을 피우는 연꽃에서 인생을 발견했다. 퍽퍽한 흙에 뿌리를 두고 자라는 연꽃은 더러운 물을 헤치고 나와 비로소 꽃을 피운다. 온갖 고난과 역경을 겪었지만 꽃봉오리만큼은 우아하고 순수하다. 1990년대 연화를 모티브로 작업한 건 최초의 드레스 작품이 됐다. 진흙 빛이 연상되는 철사를 꼬아 엮은 후 물과 이파리 색, 그러데이션을 뽐내는 연꽃 색상까지 한 드레스에 담았다.
그림자까지도 작품이다
오랜 시간 작품을 만들면서 작업 방식도 변화해왔다. 초창기에는 철사를 동그랗게 엮었다. 하지만 작품과 천장을 연결해 공중에 매달아 전시해야 하는 작품 특성상 동그란 형태의 철사에는 힘이 분산되지 않아 이내 느슨해진다는 단점이 있었다고. 우연히 본 거미줄이 작가의 영감을 자극했다. 거미줄 형태의 꼬임으로 여러 개 유닛을 제작해 드레스를 만들기도 했다. ‘Spider Lady: Web Dress’가 그 주인공이다.
작가의 작품은 공중에 전시된다. 벽에 걸 수 있는 평면이 아니라 입체 작업이기 때문이다. 천장과 이어진 낚싯줄을 통해 허공에 떠 있는 작품은 위치, 조명에 따라 다양한 분위기를 낸다. 작가의 작품을 감상할 때 꼭 바닥도 살펴야 하는 이유다. 그림자까지가 하나의 작품이다. 관람객이 맨 처음 마주하는 작품 ‘백매’ 역시 마찬가지다. 검은색 바닥과 벽을 배경으로 중앙에 자리 잡은 이 작품은 눈부신 은빛 와이어와 서리꽃이 내려앉은 듯 새하얀 자태로 관람객을 압도한다. 작가의 정원에서 매년 봄 하얀 꽃을 피우던 매화나무가 모티브가 됐다. 투명 비즈를 사용한 이 작품은 빛에 따라 미세하게 반짝이며 숨을 쉬고, 그 아래로는 금방이라도 날아갈 듯한 구름 모양 그림자가 일렁인다.
입기 위한 옷 너머의 것
평창올림픽 피켓요원 의상 스케치. /서울공예박물관 제공
금 작가는 다채로운 발자취를 남겼다. 비즈, 노방, 산호, 빨대 등 철사에 꿰는 재료와 형태의 스펙트럼이 넓다. 이번 전시를 통해 의상에서 조형으로, 조형에서 공간으로 확장돼가는 세계를 만날 수 있다. 유일하게 남아 있는 작가의 직물 작품이자 1995년 제1회 광주 비엔날레 국제의상전에 출품된 ‘진사 연화 청자 드레스’부터 붉은 철사와 산호로 만든 중국 전통 의상 치파오,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 의상까지 전시된다. 보석으로 만든 작품도 있다. 손자가 탄생하며 건강을 바라는 마음을 담아 크리스털 제품 기업 스와로브스키와 협업한 색동저고리다.
한복 작품은 작가의 작품 세계를 설명하는 중요한 축이다. 금 작가의 예술 세계는 조선 시대 복식 미학 연구에서 시작했다. 저고리뿐만 아니라 조선시대 남성 겉옷인 ‘직령’과 학(鶴)의 깃털로 만든 옷이라는 의미가 담겨 조선시대 사대부, 선비가 입던 ‘학창의’ 등을 재해석한 작품도 인상적이다.
작가의 패션아트는 신체를 벗어나 공간 전체로 확장된다. 박물관 1층 천장의 설치 작업과 평면 벽에 부조 형태로 완성된 작품은 벽면 너머를 상상하게 하고, 앞으로 작가가 선보일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보여준다. 작가는 언젠가 커다란 공간에 흘러 떠내려가는 사람들을 주제로 작업해보고 싶다고 전했다.
“우리는 그저 흘러가는 사람들인데 너무 집착하며 사는 것 같아요. 무언가에 매달려서 꼭 그걸 안 하면 죽는 것처럼. 엉뚱한 것에 에너지를 소비하느라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고 정작 소중한 주변 사람이나 환경에는 신경을 쓰지 못하기도 하고요. 그런데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하기 싫다고 해서 안 하는 것도 아니더라고요. 두루두루 순응하며 살다 보면 또 다른 좋은 기회가 분명히 와요. 저도 그걸 이제야 깨달았네요.” 전시는 3월 15일까지.
강은영 기자 qboom1@hankyung.com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 현장. 각국 선수단을 안내하는 피켓 요원이 축제의 시작을 환하게 밝혔다. 한복에 새하얀 눈꽃송이가 내려앉은 듯 빛나는 자태가 세계인의 눈을 사로잡았다. ‘눈꽃요정’으로 불리며 화제가 된 이 의상은 금기숙 작가(74) 작품이다. 금 작가는 한국 ‘패션아트’ 개념을 확립한 인물이다. 의복을 예술로 바라본 1960년대 미국 ‘Art to Wear’ 운동을 재해석해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 옷을 캔버스 삼아 패션과 예술의 경계를 바다이야기예시 허문 한국 패션아트 1세대 금 작가의 약 반세기에 걸친 작품이 서울공예박물관에서 전시되고 있다.
감꽃으로 목걸이를 만들던 소녀
전통 복식 연구에서 출발한 작가가 한복을 조형 대상으로 확장한 작품. /서울공예박물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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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작가는 40여 년의 노고가 담긴 작품과 아카이브 자료 58건을 지난해 12월 서울공예박물관에 기증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13억원을 넘는다. 이번 전시는 기증을 기념하며 기획됐다. 금기숙 기증특별전 ‘Dancing, Dreaming, Enlightening’은 총 5개의 구성으로 작가의 창작 여정을 따라간다.
서 쿨사이다릴게임 울공예박물관에서 작품만큼이나 해사한 미소의 금 작가를 아르떼가 만났다. 그는 평창올림픽 당시 안내요원 옷 30벌을 디자인한 때를 회고하며 “기한이 있는 일을 혼자 작업해야 해 무척 힘들었지만 어쩌면 지금과 연결된 아주 어린 시절 기억을 떠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불현듯 떠오른 이 기억은 이번 전시에서 관람객을 가장 먼저 반기는 공간에서 오리지널골드몽 작가 세계를 이해하는 이야기가 됐다.
“서너 살이나 됐을까. 초여름에 비가 오면 담황색 감나무에 열린 감꽃이 후두두 떨어져요. 울퉁불퉁한 뒷마당 웅덩이에 빗물이 고이고, 바람이 불면 물결을 따라서 꽃이 한쪽으로 모이기도 하고요…. 엄마가 무명실을 손에 쥐여주면 감꽃을 하나하나 꿰면서 뜯어 먹기도 했죠. 실에 잔뜩 꿰어 자랑하면 엄마가 양 릴게임온라인 끝을 묶어 목에 걸어줬어요.”
버려진 철사와 비즈, 포일 등으로 만든 작품. 끌림 Ⅱ, 2025, 철사, 비즈, 포일. /서울공예박물관 제공
수십 년이 흘러 명주실은 철사가, 감꽃은 구슬과 리본이 됐다. 금 작가는 주로 구슬, 노방, 스팽글, 버려진 소재 등을 활용한다. 초창기에는 꽃다발을 만들고 남은 철사, 한복을 만든 뒤 남은 자투리 천을 이용했고 지금은 버려진 단추, 빨대, 스티로폼 등으로 작품을 제작한다. 그 안엔 작은 것에서도 아름다움을 찾는 마음이 녹아 있다.
“젊었을 땐 몰랐는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생명 하나하나 모두가 귀하고 예쁘게 보여요. 어린 친구들이 ‘누구는 예쁘고 누구는 밉다’ 하는데 사실 한 명 한 명 다 예쁜 거지요. 모두 달라서 나름의 아름다움이 있답니다.”
그는 자연에서 삶을 본다. 진흙 속에서 꽃을 피우는 연꽃에서 인생을 발견했다. 퍽퍽한 흙에 뿌리를 두고 자라는 연꽃은 더러운 물을 헤치고 나와 비로소 꽃을 피운다. 온갖 고난과 역경을 겪었지만 꽃봉오리만큼은 우아하고 순수하다. 1990년대 연화를 모티브로 작업한 건 최초의 드레스 작품이 됐다. 진흙 빛이 연상되는 철사를 꼬아 엮은 후 물과 이파리 색, 그러데이션을 뽐내는 연꽃 색상까지 한 드레스에 담았다.
그림자까지도 작품이다
오랜 시간 작품을 만들면서 작업 방식도 변화해왔다. 초창기에는 철사를 동그랗게 엮었다. 하지만 작품과 천장을 연결해 공중에 매달아 전시해야 하는 작품 특성상 동그란 형태의 철사에는 힘이 분산되지 않아 이내 느슨해진다는 단점이 있었다고. 우연히 본 거미줄이 작가의 영감을 자극했다. 거미줄 형태의 꼬임으로 여러 개 유닛을 제작해 드레스를 만들기도 했다. ‘Spider Lady: Web Dress’가 그 주인공이다.
작가의 작품은 공중에 전시된다. 벽에 걸 수 있는 평면이 아니라 입체 작업이기 때문이다. 천장과 이어진 낚싯줄을 통해 허공에 떠 있는 작품은 위치, 조명에 따라 다양한 분위기를 낸다. 작가의 작품을 감상할 때 꼭 바닥도 살펴야 하는 이유다. 그림자까지가 하나의 작품이다. 관람객이 맨 처음 마주하는 작품 ‘백매’ 역시 마찬가지다. 검은색 바닥과 벽을 배경으로 중앙에 자리 잡은 이 작품은 눈부신 은빛 와이어와 서리꽃이 내려앉은 듯 새하얀 자태로 관람객을 압도한다. 작가의 정원에서 매년 봄 하얀 꽃을 피우던 매화나무가 모티브가 됐다. 투명 비즈를 사용한 이 작품은 빛에 따라 미세하게 반짝이며 숨을 쉬고, 그 아래로는 금방이라도 날아갈 듯한 구름 모양 그림자가 일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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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작가는 다채로운 발자취를 남겼다. 비즈, 노방, 산호, 빨대 등 철사에 꿰는 재료와 형태의 스펙트럼이 넓다. 이번 전시를 통해 의상에서 조형으로, 조형에서 공간으로 확장돼가는 세계를 만날 수 있다. 유일하게 남아 있는 작가의 직물 작품이자 1995년 제1회 광주 비엔날레 국제의상전에 출품된 ‘진사 연화 청자 드레스’부터 붉은 철사와 산호로 만든 중국 전통 의상 치파오,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 의상까지 전시된다. 보석으로 만든 작품도 있다. 손자가 탄생하며 건강을 바라는 마음을 담아 크리스털 제품 기업 스와로브스키와 협업한 색동저고리다.
한복 작품은 작가의 작품 세계를 설명하는 중요한 축이다. 금 작가의 예술 세계는 조선 시대 복식 미학 연구에서 시작했다. 저고리뿐만 아니라 조선시대 남성 겉옷인 ‘직령’과 학(鶴)의 깃털로 만든 옷이라는 의미가 담겨 조선시대 사대부, 선비가 입던 ‘학창의’ 등을 재해석한 작품도 인상적이다.
작가의 패션아트는 신체를 벗어나 공간 전체로 확장된다. 박물관 1층 천장의 설치 작업과 평면 벽에 부조 형태로 완성된 작품은 벽면 너머를 상상하게 하고, 앞으로 작가가 선보일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보여준다. 작가는 언젠가 커다란 공간에 흘러 떠내려가는 사람들을 주제로 작업해보고 싶다고 전했다.
“우리는 그저 흘러가는 사람들인데 너무 집착하며 사는 것 같아요. 무언가에 매달려서 꼭 그걸 안 하면 죽는 것처럼. 엉뚱한 것에 에너지를 소비하느라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고 정작 소중한 주변 사람이나 환경에는 신경을 쓰지 못하기도 하고요. 그런데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하기 싫다고 해서 안 하는 것도 아니더라고요. 두루두루 순응하며 살다 보면 또 다른 좋은 기회가 분명히 와요. 저도 그걸 이제야 깨달았네요.” 전시는 3월 15일까지.
강은영 기자 qboom1@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