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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구조적 고착화 단계에 접어든 국내 석유화학 업계 생존 방식의 핵심은 '범용'을 탈피하는 것이다. 이미 중국이 2027년까지 범용 생산을 확대키로 한 상태에서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초격차 기술'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는 방법뿐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제언이다.
주요 석유화학사들은 비핵심 자산을 과감히 정리하는 동시에 확보된 자금을 배터리·친환경 등 미래 고부가가치 분야로 집중 투자해 생존과 체질 개선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롯데케미 게임몰릴게임 칼 대산공장 전경. 사진=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 "확장할 수 있는 사업 가리지 않는다"
롯데케미칼은 이번 구조개편 국면에서 그룹의 중책을 맡고 있는 만큼 가장 공격적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지난해 파키스탄 자회사·수처리 분리막 등 범용·비핵심을 덜어냈으며 고부가 스페 바다신2릴게임 셜티와 수소·배터리 소재·친환경 사업으로 축을 옮기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고부가 스페셜티 소재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남 율촌에 롯데엔지니어링플라스틱 공장을 설립하고 지난해 10월부터 일부 라인의 상업 생산을 시작했다. 올해 하반기 준공을 앞둔 해당 공장은 국내 최대 단일 컴파운드 생산시설로 연간 총 50만톤 규모의 모빌리티와 IT 등 릴게임다운로드 핵심 산업에 맞춤형 고기능성 소재를 공급할 예정이다. 향후 슈퍼 엔지니어링플라스틱 제품군 생산을 위해 설비를 확충할 계획이다.
전지소재 사업은 자회사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주도하고 있다. 하이엔드 동박과 차세대 배터리 소재 기술력을 기반으로 국내 배터리, ESS(에너지저장장치), AI(인공지능), 반도체 산업에 핵심 소재를 공급 중이다. 백경릴게임 특히 국내 유일 회로박 생산기지를 통해 AI용 고부가 회로박 공급을 확대하며 글로벌 수요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울산에서는 합작사 롯데SK에너루트를 통해 20MW(메가와트) 규모의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탄소 배출 없는 친환경 전력원으로 20년간 안정적인 전력 생산을 담당하게 된다. 내년까지 총 4기의 발전소를 순차 릴게임방법 적으로 운영해 누적 80MW 규모의 전력을 공급할 계획이다.
대산 석유화학단지에서는 롯데에어리퀴드 에너하이를 통해 국내 최대 규모인 450bar 고압 수소출하센터를 준공하고 상업 가동에 돌입했다. 수소 생산·유통·활용 전반에서 기술력을 확보하고, 국내외 파트너사와의 협업을 통해 수소산업 생태계 성장을 이끈다는 방침이다.
일본 도쿠야마와 합작 운영 중인 한덕화학의 생산 설비 확대로 반도체 소재 분야 투자도 이어간다. 경기도 평택에 약 9800평 규모 신규 부지에 현상액 생산시설을 추가 구축하고 있으며 올해 말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
롯데케미칼은 "정부의 석유화학산업 구조개편 정책 기조에 발맞춰 신속한 사업재편 이행에 책임 있는 역할을 다할 것"이라며 "포트폴리오 고도화와 사업 구조 혁신을 통해 수익성과 경쟁력 제고를 위한 혁신 활동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LG화학 구미 양극재 공장 LG-HY BCM 전경. 사진=LG화학
LG화학, 이차전지 소재 필두로 친환경·신약까지
LG화학은 여수 NCC 일부라인과 수처리 필터 등을 정리하며 몸집을 줄였고, '전지 소재·친환경 소재·혁신 신약'이라는 3대 신성장 동력을 중심으로 체질 개선의 고삐를 가장 강하게 죄고 있다.
강력하게 밀고 있는 건 이차전지 소재 분야다. 특히 여수와 대산 공장을 중심으로 차세대 핵심 소재인 CNT(탄소나노튜브) 생산 능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며 글로벌 전기차 캐즘 우려 속에서도 도전재 시장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방침이다.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에 소재를 공급하며 수직계열화를 이룰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북미에서는 GM 얼티움셀즈에 2030년까지 95만톤 이상 양극재를 공급하는 장기 계약을 바탕으로 현지 양극재 공장 증설을 이어가면서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요건 대응과 고니켈 계열, 코발트 프리·전고체용 차세대 양극재 개발을 병행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첨단 반도체 패키징 핵심 소재인 액상 PID 개발을 완료하며 AI 및 고성능 반도체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패키지 기판의 기반 소재 CCL(동박 적층판) ▲반도체 칩을 기판에 안정적으로 접착하는 DAF(칩 접착 필름) 양산 ▲HBM과 같은 고성능 메모리 패키징에서 칩을 부착할 때 사용하는 NCF(비도전성 필름) ▲미세 회로 구현과 고다층 구조를 가능하게 하는 BUF(적층 필름) 등 핵심 후공정 소재 개발로 첨단 패키지 반도체 소재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반도체 소재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친환경 소재 분야에서는 재활용 플라스틱(PCR), 생분해성 플라스틱(PLH) 등 지속가능성 제품군을 전면에 내세워 유럽과 북미 등 환경 규제가 까다로운 시장을 공략 중이다.
이 같은 사업 방향성에 대한 포부는 경영진 인선에서도 드러났다. 올해 신임 CEO로 선임된 김동춘 사장은 1996년 LG화학에 입사 후 전자·반도체·첨단 등 스페셜티 영역을 두루 경험하며 공정·기술·고객 대응부터 사업 전략·신사업 개발까지 내부 시스템을 잘 이해하는 '정통 LG화학맨'으로 평가 받는다. LG와 LG화학에서 전략·신사업을 맡으며 그룹 전체의 방향성과 의사결정 구조 역시 깊이 접해 왔다.
특히 LG화학 내부 회계 전문가로 꼽히는 차동석 CFO와 의학·바이오 분야 전문가인 손지웅 생명과학사업본부장 2명의 사장이 있었지만 첨단소재 전문가 김동춘 사장을 부사장 1년 만에 초고속 승진시킨 것은 회사의 명확한 사업 향방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김동춘 사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그간 신사업 추진 과정에서 역량이 분산된 측면이 있었다"고 지적하며 "전략적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여 전략에 부합하지 않는 부분은 과감하게 조정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한화솔루션 큐셀부문(한화큐셀)이 완공한 미국 캘리포니아 주 소재 태양광 발전소(50MW). 사진=한화큐셀
한화솔루션 "신재생으로 승부 본다"
한화솔루션은 석유화학 비중을 줄이고 에너지·신재생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는 대표 사례로 꼽힌다. PVC(폴리염화비닐)·가성소다 등 기존 화학 사업은 수익성 위주로 관리하는 한편, 태양광과 에너지 솔루션을 그룹 차원의 핵심 성장 축으로 키우고 있다.
최근 수 분기 동안 실적에서도 한화솔루션은 석유화학 스프레드 약세에 따른 케미칼 부문 이익은 감소했지만 신재생에너지 사업군의 호조세로 이를 상쇄하는 흐름이 지속적으로 나타났다.
태양광 사업을 담당하는 큐셀부문(한화큐셀)은 북미에서 유일하게 '잉곳-웨이퍼-셀-모듈'로 이어지는 태양광 전 공정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현지 생산 기지를 기반으로 발전소 EPC(설계·조달·시공)와 운영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기도 했다.
차세대 태양광 기술인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텐덤 셀' 상용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지난 5월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와 미국보험협회시험소(UL)의 인증 기준에 따라 텐덤 셀에 대한 스트레스 시험 검증을 성공적으로 완료했으며, 한화솔루션은 개발에 속도를 내 중국의 저가 실리콘 패널 공세를 기술로 돌파하겠다는 구상이다.
폐현수막을 잘게 분쇄해 화학적 재활용 과정을 거쳐 재활용 소재를 만든 후 실을 방사해 현수막으로 제작되는 각 단계 별 제품들의 모습. 사진=SK케미칼
선제 전환한 중견사들…구조개편 국면 '완충지대'
대형사들뿐 아니라 비교적 일찍부터 범용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온 중견 석유화학사들도 주목된다. 이들은 이번 구조개편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충격을 덜 받는 '완충지대'에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금호석유화학은 자동차·타이어 산업과 연계된 특화 소재 경쟁력을 기반으로 범용 제품 의존도를 낮춘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합성고무 분야의 절대 강자로서 단순한 타이어 원료를 넘어 '친환경 고기능성' 시장을 선점했다. 재활용 스티렌(RSM)을 원료로 한 친환경 타이어용 합성고무 'RS-SBR'의 상용화를 통해 글로벌 타이어 메이커들의 ESG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다. 특히 일찍 뛰어 든 시장인 전기차용 타이어에 필수적인 고강도·저연비 특수 고무 제품의 비중을 획기적으로 늘리며 중국 업체들이 따라올 수 없는 기술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SK케미칼은 국내 업계 최초로 '순환 재활용' 생태계를 완성하며 그린 케미스트리 전환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바이오 기반 소재, 재활용 플라스틱, 친환경 원료 등에서 글로벌 고객사를 확보하며 석유화학 산업의 친환경 전환 모델을 구축해 왔다.
폐플라스틱을 단순히 녹이는 물리적 재활용을 넘어 분자 단위로 분해해 다시 원료로 만드는 해중합 기술을 적용한 코폴리에스터 '에코트리아' 라인업을 확대했다. 석유화학 업황과 다른 성장 궤적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구조개편 국면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대한유화는 이차전지 분리막용 초고분자량 폴리에틸렌(UWPE)이라는 확실한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범용 PE/PP 시장의 수익성 악화에도 불구하고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되는 분리막 소재 시장에선 글로벌 점유율을 높이 차지하고 있다.
온산공장의 설비 효율화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방어하는 동시에 차세대 배터리 규격에 맞춘 특수 UWPE 개발에 R&D(연구개발) 역량을 집중하며 중국의 추격을 따돌린다는 방침이다.
K석유화학, 발빠른 기술 전환 선도만이 살길
중국의 대규모 증설과 글로벌 수요 구조 변화 속에서 누가 먼저 사업의 본질을 바꾸는지가 성패를 가르는 국면에 들어 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범용 중심의 양적 성장 모델은 이미 한계에 도달했고 기술·친환경·신사업이라는 질적 경쟁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이덕환 서강대 명예교수는 "중국이 범용을 셀 수 없이 늘리며 양적 공세를 늘리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은 고부가 스페셜티 등 발 빠르게 설비를 전환하고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는 '질적 전환'만이 살길"이라고 제언했다. '칼바람' 부는 석화 산단 현장
여수산업단지 DL케미칼 공장 전경. 사진=DL
국내 석유화학 산업 구조개편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충남 대산, 울산 남구, 전남 여수 등 3대 석유화학 산업단지의 현장 분위기도 차갑게 얼어붙고 있다. 산업 구조 변화 문제를 넘어 노동 시장, 지역 생존의 문제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울산 남구까지 '고용위기 선제대응지역'…3대 단지 모두 위기권
고용노동부는 최근 울산 남구를 고용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신규 지정하면서 여수, 대산에 이어 국내 3대 석유화학 단지 모두가 정부의 고용 위기 관리 대상에 들어갔다. 석유화학 장기 침체로 고용보험 피보험자 수 감소와 신규 채용 위축이 이어지자 정부가 선제 대응에 나선 것이다.
고용위기 지역 지정에 따라 정부에선 ▲직업훈련 ▲재취업 지원 ▲고용 유지 프로그램 등을 가동 중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제도적 지정에 비해 체감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적지 않다. 특히 협력업체와 하청 노동자, 자영업자 등 간접 피해 계층으로 갈수록 정책 효과가 충분히 전달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대산 "위기 지역에도 현장서 느껴지는 변화 없어"
1월 2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서산 산업위기 대응 정책 세미나'에서는 대산 석유화학단지 침체가 산업 문제를 넘어 지역 공동체 전반의 위기로 확산되고 있다는 진단이 잇따랐다.
한기남 서산시 고용위기 선제대응 자영업자 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산업위기·고용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됐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변화는 크지 않다"며 "단순한 지역 지정에 그칠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예산 투입과 국가 차원의 산업 전환 전략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하청·협력업체 노동자 등으로 위기의 파급 효과가 빠르게 전이되고 있다"며 지역 생활경제 전반에 대한 영향까지 짚었다.
산업 현장을 가장 가까이에서 체감하는 노동계의 증언도 이어졌다.
고현상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 충남지부장은 "약 1만 3000명의 조합원 가운데 상당수가 장기 실업 상태에 놓여 있고 대산 현장 유입 인원도 과거에 비해 크게 줄었다"며 "숙련 기술 인력이 빠져나가면 향후 산업 회복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고용 유지 대책과 함께 생계 지원을 위한 금융 프로그램 도입 필요성을 제기했다.
정유·석유화학 사업장 노조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나왔다.
신승욱 HD현대오일뱅크 노조위원장은 글로벌 공급 과잉과 수익성 악화를 언급하며 "기업의 부담이 노동자 구조조정으로 전가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고, 정제기 롯데케미칼 노조위원장은 "산업 전환 과정에서 노동이 배제되는 방식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사회적 대화를 전제로 한 정의로운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신현웅 정의당 충남도당 노동위원회 위원장 역시 "이 문제는 특정 기업이나 노동자 집단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공동체 전체의 문제"라며 초당적·공동 대응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상권부터 얼어붙은 여수 '사회적 대화' 들어가
전남 여수 국가산업단지는 최근 인근 상가에 임대 안내문이 늘고, 과거 근로자들로 붐볐던 식당가와 주거지의 활기가 눈에 띄게 줄어든 모습이 잇따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김지형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은 1월 14일 여수를 방문해 노사민정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석유화학 산업 침체에 대한 선제적·종합적 대응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석유화학이 지역 주력산업인 여수는 최근 산업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산업위기대응지역과 고용위기대응지역으로 동시에 지정된 상태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생산과잉, 경쟁 심화, 원유 가격 변동성 등 복합적이고 구조적인 요인이 맞물리며 기업 실적뿐 아니라 고용과 지역 경제 전반에 부담이 누적되고 있다는 평가다.
참석자들은 산업 위기가 대기업을 넘어 협력업체, 연관 산업, 지역 상권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석유화학 노동자뿐 아니라 플랜트·건설·운수·물류 등 연관 산업 종사자들의 고용에도 파급 효과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사후 대응이 아닌 선제적이고 종합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김 위원장은 "석유화학 산업은 전후방 산업 연관 효과가 큰 기간산업으로 제조업과 수출·무역수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며 "특히 클러스터 형태로 지역과 업종이 교차되는 산업인 만큼 다층적인 사회적 대화를 통해 해법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석유화학은 韓 기간산업, 다각도로 살펴봐야
석유화학 구조조정이 개별 기업이나 산업 차원의 문제를 넘어 지역 경제와 고용 생태계의 존속을 가르는 문제로의 확장이 가시화되고 있다. 고용위기 지역 지정과 각종 지원 제도가 가동되고 있지만 여전히 현장에선 변화가 체감되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대응이 단기 처방이나 제도적 선언에 머물 경우, 숙련 인력 유출과 지역 공동화라는 더 큰 비용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한국 제조업과 수출을 떠받치는 기간산업인 만큼 석유화학 구조조정의 속도뿐 아니라 산업 전환 과정에서 지역과 고용을 어떻게 지켜낼 것인지에 대한 보다 정교하고 입체적인 해법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주요 석유화학사들은 비핵심 자산을 과감히 정리하는 동시에 확보된 자금을 배터리·친환경 등 미래 고부가가치 분야로 집중 투자해 생존과 체질 개선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롯데케미 게임몰릴게임 칼 대산공장 전경. 사진=롯데케미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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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은 이번 구조개편 국면에서 그룹의 중책을 맡고 있는 만큼 가장 공격적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지난해 파키스탄 자회사·수처리 분리막 등 범용·비핵심을 덜어냈으며 고부가 스페 바다신2릴게임 셜티와 수소·배터리 소재·친환경 사업으로 축을 옮기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고부가 스페셜티 소재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남 율촌에 롯데엔지니어링플라스틱 공장을 설립하고 지난해 10월부터 일부 라인의 상업 생산을 시작했다. 올해 하반기 준공을 앞둔 해당 공장은 국내 최대 단일 컴파운드 생산시설로 연간 총 50만톤 규모의 모빌리티와 IT 등 릴게임다운로드 핵심 산업에 맞춤형 고기능성 소재를 공급할 예정이다. 향후 슈퍼 엔지니어링플라스틱 제품군 생산을 위해 설비를 확충할 계획이다.
전지소재 사업은 자회사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주도하고 있다. 하이엔드 동박과 차세대 배터리 소재 기술력을 기반으로 국내 배터리, ESS(에너지저장장치), AI(인공지능), 반도체 산업에 핵심 소재를 공급 중이다. 백경릴게임 특히 국내 유일 회로박 생산기지를 통해 AI용 고부가 회로박 공급을 확대하며 글로벌 수요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울산에서는 합작사 롯데SK에너루트를 통해 20MW(메가와트) 규모의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탄소 배출 없는 친환경 전력원으로 20년간 안정적인 전력 생산을 담당하게 된다. 내년까지 총 4기의 발전소를 순차 릴게임방법 적으로 운영해 누적 80MW 규모의 전력을 공급할 계획이다.
대산 석유화학단지에서는 롯데에어리퀴드 에너하이를 통해 국내 최대 규모인 450bar 고압 수소출하센터를 준공하고 상업 가동에 돌입했다. 수소 생산·유통·활용 전반에서 기술력을 확보하고, 국내외 파트너사와의 협업을 통해 수소산업 생태계 성장을 이끈다는 방침이다.
일본 도쿠야마와 합작 운영 중인 한덕화학의 생산 설비 확대로 반도체 소재 분야 투자도 이어간다. 경기도 평택에 약 9800평 규모 신규 부지에 현상액 생산시설을 추가 구축하고 있으며 올해 말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
롯데케미칼은 "정부의 석유화학산업 구조개편 정책 기조에 발맞춰 신속한 사업재편 이행에 책임 있는 역할을 다할 것"이라며 "포트폴리오 고도화와 사업 구조 혁신을 통해 수익성과 경쟁력 제고를 위한 혁신 활동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LG화학 구미 양극재 공장 LG-HY BCM 전경. 사진=LG화학
LG화학, 이차전지 소재 필두로 친환경·신약까지
LG화학은 여수 NCC 일부라인과 수처리 필터 등을 정리하며 몸집을 줄였고, '전지 소재·친환경 소재·혁신 신약'이라는 3대 신성장 동력을 중심으로 체질 개선의 고삐를 가장 강하게 죄고 있다.
강력하게 밀고 있는 건 이차전지 소재 분야다. 특히 여수와 대산 공장을 중심으로 차세대 핵심 소재인 CNT(탄소나노튜브) 생산 능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며 글로벌 전기차 캐즘 우려 속에서도 도전재 시장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방침이다.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에 소재를 공급하며 수직계열화를 이룰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북미에서는 GM 얼티움셀즈에 2030년까지 95만톤 이상 양극재를 공급하는 장기 계약을 바탕으로 현지 양극재 공장 증설을 이어가면서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요건 대응과 고니켈 계열, 코발트 프리·전고체용 차세대 양극재 개발을 병행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첨단 반도체 패키징 핵심 소재인 액상 PID 개발을 완료하며 AI 및 고성능 반도체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패키지 기판의 기반 소재 CCL(동박 적층판) ▲반도체 칩을 기판에 안정적으로 접착하는 DAF(칩 접착 필름) 양산 ▲HBM과 같은 고성능 메모리 패키징에서 칩을 부착할 때 사용하는 NCF(비도전성 필름) ▲미세 회로 구현과 고다층 구조를 가능하게 하는 BUF(적층 필름) 등 핵심 후공정 소재 개발로 첨단 패키지 반도체 소재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반도체 소재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친환경 소재 분야에서는 재활용 플라스틱(PCR), 생분해성 플라스틱(PLH) 등 지속가능성 제품군을 전면에 내세워 유럽과 북미 등 환경 규제가 까다로운 시장을 공략 중이다.
이 같은 사업 방향성에 대한 포부는 경영진 인선에서도 드러났다. 올해 신임 CEO로 선임된 김동춘 사장은 1996년 LG화학에 입사 후 전자·반도체·첨단 등 스페셜티 영역을 두루 경험하며 공정·기술·고객 대응부터 사업 전략·신사업 개발까지 내부 시스템을 잘 이해하는 '정통 LG화학맨'으로 평가 받는다. LG와 LG화학에서 전략·신사업을 맡으며 그룹 전체의 방향성과 의사결정 구조 역시 깊이 접해 왔다.
특히 LG화학 내부 회계 전문가로 꼽히는 차동석 CFO와 의학·바이오 분야 전문가인 손지웅 생명과학사업본부장 2명의 사장이 있었지만 첨단소재 전문가 김동춘 사장을 부사장 1년 만에 초고속 승진시킨 것은 회사의 명확한 사업 향방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김동춘 사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그간 신사업 추진 과정에서 역량이 분산된 측면이 있었다"고 지적하며 "전략적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여 전략에 부합하지 않는 부분은 과감하게 조정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한화솔루션 큐셀부문(한화큐셀)이 완공한 미국 캘리포니아 주 소재 태양광 발전소(50MW). 사진=한화큐셀
한화솔루션 "신재생으로 승부 본다"
한화솔루션은 석유화학 비중을 줄이고 에너지·신재생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는 대표 사례로 꼽힌다. PVC(폴리염화비닐)·가성소다 등 기존 화학 사업은 수익성 위주로 관리하는 한편, 태양광과 에너지 솔루션을 그룹 차원의 핵심 성장 축으로 키우고 있다.
최근 수 분기 동안 실적에서도 한화솔루션은 석유화학 스프레드 약세에 따른 케미칼 부문 이익은 감소했지만 신재생에너지 사업군의 호조세로 이를 상쇄하는 흐름이 지속적으로 나타났다.
태양광 사업을 담당하는 큐셀부문(한화큐셀)은 북미에서 유일하게 '잉곳-웨이퍼-셀-모듈'로 이어지는 태양광 전 공정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현지 생산 기지를 기반으로 발전소 EPC(설계·조달·시공)와 운영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기도 했다.
차세대 태양광 기술인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텐덤 셀' 상용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지난 5월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와 미국보험협회시험소(UL)의 인증 기준에 따라 텐덤 셀에 대한 스트레스 시험 검증을 성공적으로 완료했으며, 한화솔루션은 개발에 속도를 내 중국의 저가 실리콘 패널 공세를 기술로 돌파하겠다는 구상이다.
폐현수막을 잘게 분쇄해 화학적 재활용 과정을 거쳐 재활용 소재를 만든 후 실을 방사해 현수막으로 제작되는 각 단계 별 제품들의 모습. 사진=SK케미칼
선제 전환한 중견사들…구조개편 국면 '완충지대'
대형사들뿐 아니라 비교적 일찍부터 범용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온 중견 석유화학사들도 주목된다. 이들은 이번 구조개편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충격을 덜 받는 '완충지대'에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금호석유화학은 자동차·타이어 산업과 연계된 특화 소재 경쟁력을 기반으로 범용 제품 의존도를 낮춘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합성고무 분야의 절대 강자로서 단순한 타이어 원료를 넘어 '친환경 고기능성' 시장을 선점했다. 재활용 스티렌(RSM)을 원료로 한 친환경 타이어용 합성고무 'RS-SBR'의 상용화를 통해 글로벌 타이어 메이커들의 ESG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다. 특히 일찍 뛰어 든 시장인 전기차용 타이어에 필수적인 고강도·저연비 특수 고무 제품의 비중을 획기적으로 늘리며 중국 업체들이 따라올 수 없는 기술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SK케미칼은 국내 업계 최초로 '순환 재활용' 생태계를 완성하며 그린 케미스트리 전환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바이오 기반 소재, 재활용 플라스틱, 친환경 원료 등에서 글로벌 고객사를 확보하며 석유화학 산업의 친환경 전환 모델을 구축해 왔다.
폐플라스틱을 단순히 녹이는 물리적 재활용을 넘어 분자 단위로 분해해 다시 원료로 만드는 해중합 기술을 적용한 코폴리에스터 '에코트리아' 라인업을 확대했다. 석유화학 업황과 다른 성장 궤적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구조개편 국면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대한유화는 이차전지 분리막용 초고분자량 폴리에틸렌(UWPE)이라는 확실한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범용 PE/PP 시장의 수익성 악화에도 불구하고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되는 분리막 소재 시장에선 글로벌 점유율을 높이 차지하고 있다.
온산공장의 설비 효율화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방어하는 동시에 차세대 배터리 규격에 맞춘 특수 UWPE 개발에 R&D(연구개발) 역량을 집중하며 중국의 추격을 따돌린다는 방침이다.
K석유화학, 발빠른 기술 전환 선도만이 살길
중국의 대규모 증설과 글로벌 수요 구조 변화 속에서 누가 먼저 사업의 본질을 바꾸는지가 성패를 가르는 국면에 들어 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범용 중심의 양적 성장 모델은 이미 한계에 도달했고 기술·친환경·신사업이라는 질적 경쟁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이덕환 서강대 명예교수는 "중국이 범용을 셀 수 없이 늘리며 양적 공세를 늘리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은 고부가 스페셜티 등 발 빠르게 설비를 전환하고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는 '질적 전환'만이 살길"이라고 제언했다. '칼바람' 부는 석화 산단 현장
여수산업단지 DL케미칼 공장 전경. 사진=DL
국내 석유화학 산업 구조개편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충남 대산, 울산 남구, 전남 여수 등 3대 석유화학 산업단지의 현장 분위기도 차갑게 얼어붙고 있다. 산업 구조 변화 문제를 넘어 노동 시장, 지역 생존의 문제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울산 남구까지 '고용위기 선제대응지역'…3대 단지 모두 위기권
고용노동부는 최근 울산 남구를 고용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신규 지정하면서 여수, 대산에 이어 국내 3대 석유화학 단지 모두가 정부의 고용 위기 관리 대상에 들어갔다. 석유화학 장기 침체로 고용보험 피보험자 수 감소와 신규 채용 위축이 이어지자 정부가 선제 대응에 나선 것이다.
고용위기 지역 지정에 따라 정부에선 ▲직업훈련 ▲재취업 지원 ▲고용 유지 프로그램 등을 가동 중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제도적 지정에 비해 체감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적지 않다. 특히 협력업체와 하청 노동자, 자영업자 등 간접 피해 계층으로 갈수록 정책 효과가 충분히 전달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대산 "위기 지역에도 현장서 느껴지는 변화 없어"
1월 2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서산 산업위기 대응 정책 세미나'에서는 대산 석유화학단지 침체가 산업 문제를 넘어 지역 공동체 전반의 위기로 확산되고 있다는 진단이 잇따랐다.
한기남 서산시 고용위기 선제대응 자영업자 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산업위기·고용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됐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변화는 크지 않다"며 "단순한 지역 지정에 그칠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예산 투입과 국가 차원의 산업 전환 전략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하청·협력업체 노동자 등으로 위기의 파급 효과가 빠르게 전이되고 있다"며 지역 생활경제 전반에 대한 영향까지 짚었다.
산업 현장을 가장 가까이에서 체감하는 노동계의 증언도 이어졌다.
고현상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 충남지부장은 "약 1만 3000명의 조합원 가운데 상당수가 장기 실업 상태에 놓여 있고 대산 현장 유입 인원도 과거에 비해 크게 줄었다"며 "숙련 기술 인력이 빠져나가면 향후 산업 회복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고용 유지 대책과 함께 생계 지원을 위한 금융 프로그램 도입 필요성을 제기했다.
정유·석유화학 사업장 노조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나왔다.
신승욱 HD현대오일뱅크 노조위원장은 글로벌 공급 과잉과 수익성 악화를 언급하며 "기업의 부담이 노동자 구조조정으로 전가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고, 정제기 롯데케미칼 노조위원장은 "산업 전환 과정에서 노동이 배제되는 방식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사회적 대화를 전제로 한 정의로운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신현웅 정의당 충남도당 노동위원회 위원장 역시 "이 문제는 특정 기업이나 노동자 집단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공동체 전체의 문제"라며 초당적·공동 대응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상권부터 얼어붙은 여수 '사회적 대화' 들어가
전남 여수 국가산업단지는 최근 인근 상가에 임대 안내문이 늘고, 과거 근로자들로 붐볐던 식당가와 주거지의 활기가 눈에 띄게 줄어든 모습이 잇따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김지형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은 1월 14일 여수를 방문해 노사민정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석유화학 산업 침체에 대한 선제적·종합적 대응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석유화학이 지역 주력산업인 여수는 최근 산업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산업위기대응지역과 고용위기대응지역으로 동시에 지정된 상태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생산과잉, 경쟁 심화, 원유 가격 변동성 등 복합적이고 구조적인 요인이 맞물리며 기업 실적뿐 아니라 고용과 지역 경제 전반에 부담이 누적되고 있다는 평가다.
참석자들은 산업 위기가 대기업을 넘어 협력업체, 연관 산업, 지역 상권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석유화학 노동자뿐 아니라 플랜트·건설·운수·물류 등 연관 산업 종사자들의 고용에도 파급 효과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사후 대응이 아닌 선제적이고 종합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김 위원장은 "석유화학 산업은 전후방 산업 연관 효과가 큰 기간산업으로 제조업과 수출·무역수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며 "특히 클러스터 형태로 지역과 업종이 교차되는 산업인 만큼 다층적인 사회적 대화를 통해 해법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석유화학은 韓 기간산업, 다각도로 살펴봐야
석유화학 구조조정이 개별 기업이나 산업 차원의 문제를 넘어 지역 경제와 고용 생태계의 존속을 가르는 문제로의 확장이 가시화되고 있다. 고용위기 지역 지정과 각종 지원 제도가 가동되고 있지만 여전히 현장에선 변화가 체감되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대응이 단기 처방이나 제도적 선언에 머물 경우, 숙련 인력 유출과 지역 공동화라는 더 큰 비용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한국 제조업과 수출을 떠받치는 기간산업인 만큼 석유화학 구조조정의 속도뿐 아니라 산업 전환 과정에서 지역과 고용을 어떻게 지켜낼 것인지에 대한 보다 정교하고 입체적인 해법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